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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scream
Epik High, Lovescream (2008)

생각치 못한 타이밍에 발매된 앨범. 그도 그럴 게, 에픽하이의 앨범 주기가 결코 짧은 편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트랙 수는 EP급. '소품집'이란다. 앨범을 뜯는 순간부터 감동을 팍팍 받는 패키지를 보니, '아 소품집 맞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 앨범, 참 독특하다. 에픽하이를 대표하는 일렉트로닉 사운드 기반의 음악과는 거리가 있다. 그들의 목소리와 감각은 여전하지만, 반주를 담당하는 악기는 전자악기가 아닌 피아노와 현악기, 그리고 프로그래밍된 드럼과 베이스가 전부였다.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대세'인 지금, 그들은 이렇게 '남들과는 다른' 길을 걷고 있다.

한줄요약 신선하고 의미있는 시도. 게다가 그들의 감각도 여전하다. 베리 굿.

서태지, Seo Tai Ji 6th album Re-Recording & ETPFEST Live (2003)

서태지의 6집 <울트라맨이야>는 그야말로 '하드코어' 앨범이다. 콘의 삘을 잔뜩 담은 하드코어 말이다. 이런 음악은 기분이 그닥 좋지 않을 때 크게 틀어놓고 헤드뱅잉을 하거나, 울부짖는 보컬을 들으며 카타르시스를 느끼기에 제격이다. 하지만 6집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사운드가 '안습'이라는 거 말이다. 헤드뱅잉 하기에 기타-베이스 사운드는 너무 연약하고, 드럼 소리는 너무 경쾌하기만 하다. 왜 판이 이렇게 나왔을까. 작업 환경이 열악했단다. 드럼은 세션에게 하나하나 녹음해 그거를 미디로 하나하나 찍었다는 후문까지. 그렇다. 재녹음할만도 하다.

그래서 나온 게 이 앨범이었다. 4억이나 들여 재녹음을 한 결과? 만족스럽지 않을 수가 없다. 사운드는 이전보다 훨씬 풍부하고 묵직하게 조정되었고, 가장 큰 문제였던 드럼 톤도 만족스럽게 조정됐다. '울트라맨이야'에서 '왜 넣은거지'란 의문을 줬던 스크래치 사운드도 이제는 '이래서 넣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끄럽게 믹싱됐으니 말이다.

한줄요약 한풀이용 재녹음반. 3년 후에 나온 앨범인 <Regame?>반과는 다른 맛이 있다.

서태지와 아이들, SEOTAIJI & BOYS IV (1995)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의 마지막 앨범. 애시당초 해체가 합의된 상태에서 만든 작품이다. 그래서일까. 대중적이다. '슬픈 아픔'과 '필승', 그리고 '시대유감'까지 말이다. 3집에서 '메탈 키드 시절을 떠올리며 대놓고 헤비 메탈로 가봤던' 것과 다르게, 이 앨범은 천박한 락 발라드와 무거운 헤비 메탈의 가운데를 걷고 있다. 반주는 묵직하지만 곡 자체는 멜로디컬하다.

하지만 이 앨범이 '슬픈아픔' - '필승' - '시대유감'으로 기억되는 앨범이던가? 아니다. 시대유감의 가사를 되찾아준 팬들은 시대유감을 가장 뜻깊은 곡이라 생각하지만, 이 앨범의 타이틀은 'Come Back Home'이었다. 빠른 랩이 점점 대세가 되던 시대에 내놓은, 툭툭 끊기는 고전적인 갱스터 랩이라니. 한마디로 이 앨범은 '질적 우위'에 서 있는 앨범이었던 셈이다. 은퇴작으로 이런 작품을 만든 건, 정말이지 탁월한 선택이었다.

한줄요약 당시 음반과는 질적으로 달랐던 음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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